'15.12.17항공사노쇼몸살

일등석·비즈니스석 예약 부도율, 이코노미석보다 두 배 이상 높아

항공사도 'VIP 노쇼'로 몸살… 연간 평균 14만석이 빈 좌석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2.17 / 종합 A8 면 

서비스업계에서 비교적 예약 부도율이 낮은 업종으로 꼽히는 항공업계도 'VIP' 고객들의 노쇼에는 맥을 못 춘다. 해외 출장이 잦은 기업 간부나 부유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국제선 항공기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의 예약 부도율이 이코노미석 예약 부도율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국내 한 대형 항공사를 통해 국제선 일등석·비즈니스석을 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비율이 지난 3년간 평균 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 좌석 수로 따지면 연간 평균 14만석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코노미석의 '노쇼' 비율은 5% 선이었다. 일등석·비즈니스석의 예약 부도 현상이 이코노미석보다 두 배 이상 심한 셈이다.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 왕복 요금은 비즈니스석이 500만~700만원, 일등석이 800만~1000만원이다. 이코노미석보다 5~6배 비싸다. 결국 일등석·비즈니스석 예약 부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항공사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2001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국내 항공사의 평균 예약 부도율은 20%(일등석·비즈니스석·이코노미석 평균)였다. 이후 항공사들이 신용카드를 통한 선(先)결제, 위약금제를 도입하면서 최근엔 많이 나아졌다는 게 항공업계의 평가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15년 전엔 상대적으로 이코노미석 예약 부도율이 더 높았는데 지금은 그 반대"라고 했다.

여름·겨울 성수기엔 이코노미석뿐 아니라 일등석·비즈니스석도 예약이 꽉 차 표를 구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나 8석 중 1자리꼴로 예약 부도가 나다 보니 정작 급한 사람들은 공항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할 때가 많다.

일등석·비즈니스석의 예약 부도율이 더 높은 이유에 대해 항공사 관계자들은 "노쇼한 이후 티켓을 환불할 경우 3만~7만원 정도의 수수료만 받고 있을 뿐 다른 시간대 티켓으로 바꿀 때는 별도의 위약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 델타항공은 국제선 일등석을 예약해놓고 부도를 낸 뒤 환불할 경우 550달러(약 64만6000원)의 위약금을 물리고, 다른 시간 티켓으로 바꿀 때도 비슷한 금액을 물린다. '노쇼' 고객에게 아예 환불을 해주지 않는 외국 항공사도 많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2&D=17&ID=20151217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