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02노쇼나라망신

태국 관광경찰 "韓流로 쌓은 이미지, 노쇼로 먹칠"

"한인 여행객·현지 업주 예약 관련 말다툼 많아"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2.02 / 종합 A8 면 

지난달 18일 오후 푸껫 파통 해변에 있는 한 호텔 주변을 순찰하던 관광 경찰 타파난(31)씨가 고성(高聲)이 들려오는 호텔 로비 쪽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한 한국인 남성이 태국인 픽업 승합차 담당자의 팔을 잡고 큰소리를 치며 "15분도 못 기다리느냐"며 예약금을 돌려달라고 윽박지르고 있었다. 타파난씨가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이 한국인 남성은 공연장에 데려다 줄 차가 출발하기로 한 시각보다 15분이나 늦게 로비에 내려와 차를 놓쳤다. 승합차 담당자는 "제시간에 차에 타 기다리는 손님은 뭐가 되느냐"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한국인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푸껫에서 근무하는 관광 경찰은 총 45명이다. 이 중 본지가 만난 관광 경찰 7명은 "관광객의 '노쇼' 문제는 경찰이 개입할 일은 아니지만 노쇼 피해를 호소하는 업주들의 민원이 상당히 많다"며 "말다툼에서 끝나지 않고 주먹다짐까지 번질까 봐 걱정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관광 경찰 지라팟(35)씨는 "한국 드라마가 태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태국 국민에게 한국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퍼졌지만, 정작 관광업 종사자들은 '한국인은 예약을 안 지킨다'고 하소연한다"며 "늦게 도착하고서 도리어 자리를 내놓으라고 화내는 한국인 때문에 업주와 크게 다툴 때가 많다"고 했다. 푸껫 시내에 있는 관광경찰본부에서 만난 경찰 위시엔(54)씨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 업주와 예약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지 점검하는 게 관광 경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2&D=03&ID=201512030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