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15노쇼피해심각

10분 남기고 '막판 취소', 뒤늦게 나타나는 '애프터쇼'(after-s

음식·수술용품 등 다 버려야… 사업자 41% "하루전 취소를"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0.15 / 종합 A8 면 

경기도 분당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13일 저녁 걸려 온 전화를 받고 맥이 탁 풀렸다. 예약 시간을 불과 10분 앞두고 "못 가게 됐다"고 통보하는 예약 손님의 전화였다. 손님 상에는 이미 반찬을 차려 놓았다. 손님에게 뜨끈한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막 끓여낸 국에선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전화를 받던 중에 김씨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러자 "예약 취소 전화까지 해줬는데 태도가 왜 그 모양이냐"는 손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어왔다. 김씨는 "그 많은 음식을 버리게 생겼는데 어떻게 속이 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식당, 병원, 미용실 등 서비스 부문 개인 사업자들은 아무 연락 없이 예약을 깨는 '노쇼' 못지않게 막판 예약 취소나 예약 시간을 넘겨 뒤늦게 나타나는 '애프터쇼(after-show)'도 문제라고 말한다. 예약 고객을 위해 두세 시간 준비한 음식이나 수술용품 등을 허공에 날려야 하니 사실상 '예약 부도'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에서 40석 규모의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모(53)씨는 "고기를 예약 손님 수에 맞춰 미리 썰어 놓는데 1시간 전에 "못 온다"고 통보하면 썰어 둔 고기를 못 쓰게 된다"고 했다. 병원도 예약 시간이 임박해 수술을 취소하면 미리 준비해둔 멸균 기구 등을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 본지가 식당, 개인병원 등 5대 서비스부문 사업자 100명에게 "적어도 얼마 전에 예약 취소 사실을 알려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41%가 "하루 전"이라고 답했다. 당일이라고 답한 사람은 4%였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0&D=15&ID=2015101500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