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2.13설연휴얌체예약

설 연휴에도 발생한 얌체 예약, 예약 중 67%가 노쇼·당일취소

30분만에 동난 설 기차표… 67%(112만명)가 노쇼·당일취소

조선일보 발행일 : 2016.02.13 / 사회 A10 면

이번 설 연휴(2월 5~10일) 코레일 열차 승차권에 대한 온라인 사전 예매가 시작된 지난달 19일 오전 6시. 예매 사이트가 열리기 무섭게 45만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3분 만에 첫 매진 열차가 나왔고, 연휴 첫날인 5일 서울에서 대구, 부산 등을 오가는 KTX·새마을·무궁화호 등 모든 열차의 좌석 대부분이 30여분 만에 마감됐다.

이번 설 연휴 엿새 동안 운행한 코레일 열차 승차권을 온라인으로 예매한 인원은 총 167만3885명(중복 예약 포함)이다. 하지만 이 중 112만7000여명(67.4%)이 애초 예약한 열차표를 발권하지 않거나, 출발 당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소 조치 없이 발권을 하지 않은 54만565명(32.3%)과 출발 당일 취소한 58만7084명(35%)을 합친 숫자다. 누리꾼 사이에서 '예매 대전(大戰)'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명절 열차표 예매가 실상은 절반 이상이 '허수(虛數) 예약'이었던 것이다.

지난해 추석(9월 25~29일) 연휴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도 코레일 온라인 예매 시스템으로 기차표를 예매한 135만4000여명 중 71%(95만여명)가 발권을 하지 않거나, 출발 당일 막판 취소를 했다.

명절 열차 예매에서 예약 부도가 판을 치는 건 한 사람이 여러 시간대 열차표를 중복으로 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예매한 표를 취소 조치 없이 발권하지 않거나 출발 시각이 임박해 취소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러 시간대의 표를 중복으로 예약해놓고 막판에 하나만 선택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온라인 예매제의 편리함을 악용한 '노쇼(No-show·예약 부도)' 고객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런 노쇼의 피해는 고스란히 나머지 고객들에게 돌아간다. 명절 열차 예매 노쇼 혹은 막판 취소 비율이 70% 가까이 되다 보니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취소 표가 쏟아져 나오는 당일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붙들고 '2차 예매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설날인 지난 8일 오전 직장인 최모(33)씨는 서울로 가는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암표라도 구하려고 무작정 부산역을 찾았다. 최씨는 지난달 19일 시작된 설 연휴 열차표 온라인 사전 예매 때 집 근처 PC방까지 찾아 예매에 나섰지만 표를 구하지 못했다. 그는 "자기만 편하자고 여러 시간대에 표를 예매해놓고 무책임하게 노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매년 명절이면 벌어지는 교통편 '예매 대란'을 막으려면 노쇼에 따른 위약금을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온라인 예매제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상응하는 부담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코레일은 온라인으로 예매한 기차표를 출발 1시간 전까지 취소하지 않으면 10%의 위약금을 물리고 있다. 요금이 가장 비싼 서울~부산 KTX 일반석(5만9800원)을 예매해놓고 출발 직전 취소하면 약 6000원의 위약금을 물게 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이용객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 노쇼를 줄이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독일은 출발 당일 취소하면 17.5유로(약 2만4000원)를 위약금으로 받고, 일본도 노쇼하면 3000엔(약 3만2000원) 정도를 물리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 관계자는 "'위약금으로 장사할 일 있느냐'는 일부 고객들의 반발을 우려해 위약금 인상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6&M=02&D=13&ID=201602130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