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18국내약속문화

수십명예약해놓고 절반 불참'RSVP(참석 여부 회신 요청)' 무시하는문화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2.18 / 종합 A1 면 

지난달 10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에 사는 주부 박모(53)씨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을 한 시간 앞두고 동창들에게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씨는 2주 전 네이버 '밴드' 앱에 동창회 모임을 한다는 알림 글이 올라왔을 때는 '참석하겠다'는 답글을 남겼다. 하지만 며칠 뒤 동문 모임 날에 가족 행사가 겹친 것을 발견했다. 말을 바꾸기가 망설여져 차일피일 미루다 막판에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박씨 말고도 동창 모임을 알리는 SNS에 '참석하겠다'고 답글을 단 사람이 73명이나 됐지만 실제로 모임에 나타난 사람은 20명이 채 안 됐다.

유럽·미국 등에선 결혼식이나 파티 같은 행사 초청장을 보낼 때 초청장 말미에 'RSVP'란 추신을 남긴다. 'RSVP (Re pondez s' il vous plait)'는 프랑스어로 '참석 여부를 알려 달라'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 같은 SNS로 모임을 공지하면서 'RSVP'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참석하겠다'고 답해 놓고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참석 여부에 대해 응답하지 않은 사람이 당일에 갑자기 나타날 때도 많다. 이렇다 보니 행사 주최 측은 '자리를 최대한 맡아 놓자'는 식으로 예약 인원을 실제보다 많이 잡는다.

본지가 만난 식당 업주 10명은 "동창회 모임 예약은 예약 인원의 50~60% 정도만 와도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2&D=18&ID=20151218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