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17대학도서관노쇼

자리만 맡아놓고 사라지는 학생들… 나중에 와선 "내 자리서 비켜달라"

'좌석 예약제' 대학가 도서관도 노쇼 심각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2.17 / 종합 A8 면 

지난 14일 오후 7시 40분 서울대학교 관정도서관의 한 열람실. 입구 앞에 설치된 좌석 배정 단말기 화면엔 194석 중 112석이 예약된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정작 열람실에 올라가 봤더니 112개 예약석 중 40여개는 비어 있었다. 오후 9시까지 빈 좌석을 지켜봤지만, 자리로 돌아온 사람은 세 명밖에 없었다. 이 학교 학생 권모(21)씨는 "예약만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비어 있는 자리를 눈앞에 두고서도 다른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릴 때가 많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상당수 대학교는 도서관 입구에 좌석 배정기를 설치해놓고 예약을 한 뒤 정해진 시간 동안 열람실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좌석 예약제를 시행해도 자리만 맡아놓고 도서관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학생 정모(21)씨는 "좌석 배정기 화면에는 예약이 다 차 있다고 뜨지만, 막상 가보면 절반이 빈자리"라며 "예약된 자리에 짐만 풀어놓고 몇 시간이고 나타나지 않거나 1시간 남겨 두고 갑자기 나타나 '비켜달라'는 학생들 때문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했다.

이 같은 '도서관 노쇼'는 중간·기말 고사 기간에 더 심해진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시험 기간에는 예약석 '노쇼'에 대한 항의가 쏟아져 도서관 직원이 하루에 네 차례씩 순찰을 한다"며 "도서관 직원들은 장시간 비어 있는 예약석을 점검해 좌석 배정 단말기에서 수동으로 예약을 취소시킨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도서관 노쇼를 잡기 위해 100주년 기념관 열람실에 '80분 룰(rule)'을 적용하고 있다. 한 번 예약하면 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 예약자가 80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좌석 배정 단말기가 해당 학생 자리의 예약을 자동 취소 처리한다.
대학들 ‘도서관 노쇼’ 대책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 도서관 출입 기록 확인해 80분 동안 자리에 안 나타나면 자동 취소
―연세대 중앙도서관: 시험 기간에 120분 동안 자리에 안 나타나면 자동 취소
―서강대 전체 열람실: 직원들이 하루 네 차례 순찰하며 빈자리 살펴 좌석 취소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2&D=17&ID=20151217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