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03독일예약문화

'테르민의 나라' 독일… 공공 민원 업무 예약제로 운영

은행 계좌 개설할 때도 몇 주 전에 예약해야 英공공기관도 예약자 우선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2.03 / 종합 A8 면 

독일에선 공공기관 대민 업무도 경찰·소방 업무 등을 제외하고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을 하지 않고 거주지 신고나 신분증 발급을 하러 관공서를 찾았다간 헛걸음하기 일쑤다. 유럽에서는 이런 독일을 '테르민(termin·예약)의 나라'라고 부른다.

독일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예약을 하고 지키는 문화가 일상화돼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올해 초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대학생 정모(여·24)씨는 "독일에선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조차 몇 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며 "처음엔 이런 문화가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지내보니 예약하고 그 시간만 잘 지키면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영국의 공공기관도 예약을 한 사람에게 서비스 '우선권'을 주고 있다. 3년 전 서울에 온 영국인 스미스(42)씨는 "런던 시청은 직원의 90%를 예약한 민원인에 배정하고, 나머지 10%의 직원이 예약하지 않고 찾아온 시민을 상대한다"며 "예약하지 않고 급하게 가면 1~2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고 했다. 일본인 우에야마(30)씨는 "일본에서도 (공공기관에서) 여권 발급 등 일부 공공 민원 업무를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예약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전화로 못 가는 사정을 이야기하고 사과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2&D=03&ID=201512030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