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22노쇼문화개선

업주 100명·고객 200명 설문

고객 80% "예약 부도 낸 적 있다"… 위약금 물리는 식당은 25%뿐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0.22 / 사회 A12 면 

한국의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은 예약 전화를 받으면 기쁨도 잠시, 이들이 예약 당일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 시달린다. 한국의 손님들은 예약을 그저 자리 맡는 것쯤으로 여겨 예약 부도나 취소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후진적 예약 문화에는 예약하건 안 하건 업소의 서비스에 별 차이가 없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본지는 최근 전국 5개 서비스(식당, 미용실, 병원, 고속버스, 소규모 공연장) 사업장 업주 100명과 고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고객 10명 중 8명이 예약 부도를 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응답자의 81%(162명)는 "최근 1년간 식당·병원 등에 예약을 한 뒤 통보나 취소 없이 '노쇼(no-show·예약 부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회 이상'이라고 답한 고객도 17%(34명)에 달했다.

'예약을 파기하고 연락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객 응답자의 26%(52명)가 '번거로워서'라고 답했다. '예약을 취소하기 민망해서'(25%), '취소 사유를 설명하기 귀찮아서'(24%)라고 답한 사람도 상당수였다. 직장인 전모(여·28)씨는 "회식 때 예약을 해놔도 상사가 막판에 다른 곳에 가자고 하면 새로 예약 전화를 하느라 이전 예약 업소엔 취소 통보를 못 할 때가 많다"고 했다.

업주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예약 부도는 심각하다. 업주 100명 중 64%가 전체 예약 취소자 중 '노쇼' 비율이 10%가 넘는다고 답했다. 20%가 넘는다고 답한 사람도 16%였다. 손님에게 예약금이나 위약금을 물리고 있다는 업주는 25%에 그쳤다. 손님들의 반발을 우려해서다. 업주들은 "못 간다고 미리 알려만 줘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적절한 예약금 액수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43%가 '3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0&D=22&ID=2015102200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