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14외국인이본노쇼

이런 예약부도 "오 마이 갓"… 한시간 늦게 와 자리달라 고함

외국인들 "노쇼는 큰 무례"… 독일선 5분 늦으면 자리넘겨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0.14 / 종합 A8 면 

"분명히 예약했는데 왜 자리가 없다는 거야!"

이달 초 서울 강남의 한식당. 점심 손님이 가득 찬 식당에서 회사 동료로 보이는 다섯 명이 고함을 질렀다. 이들은 예약을 하긴 했다. 그런데 한 시간도 더 늦게 나타나 주인에게 자리를 내놓으라고 떼를 쓴 것이다. 식당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영국인 낸시 베머(여·27)씨는 "영국에선 상상하기도 힘든 장면"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에게 예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메이와쿠(迷惑·민폐)'다. 지난 5월 서울에 온 다케모토(여·24)씨는 "예약을 어기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는 가게 주인은 물론 다른 손님에게도 폐를 끼치는 대단히 무례한 행동"이라고 했다. 일본에서 1년 넘게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본 다케모토씨는 "고객들이 무단으로 취소하는 일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모로코 출신 서울대생 파티 우메이마(여·21)씨는 "한국인 친구가 예약해둔 음식점에 알려주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약속을 취소해버리는 걸 보고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며 "모로코에선 이런 일은 커다란 사회적 실례(disrespect)여서 식당들이 한 번 예약을 지키지 않은 손님의 예약 요구는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독일인 타냐 엔더(여·24)씨는 "독일에선 예약한 손님이 나타나지 않으면 5분 내로 다음 손님에게 자리를 넘겨버린다"며 "예약을 무단으로 취소했을 때 자신에게도 피해가 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예약 문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도 많은 것 같다고 외국인들은 말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서울 특파원 오누키 도모코(여·39)씨는 "예약 손님으로 가득 찬 미용실에 한 50대 한국인 여성이 들어와서는 다짜고짜 '앞머리를 잘라 달라'고 요구하는 걸 본 적이 있다"며 "미용사들이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해도 '앞머리 자르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느냐'며 10분 넘게 큰소리를 치다가 나갔다"고 말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0&D=14&ID=201510140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