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23카카오택시노쇼

카카오택시 "20%가 노쇼"… 위약금 받는 카카오블랙은 '제로'

조선일보 발행일 : 2015.12.23 / 종합 A8 면

지난 20일 오후 8시 택시 기사 조모(52)씨는 카카오택시의 호출을 받고 500m 거리를 달려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 3분 전 통화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던 승객은 보이지 않았다. 두 차례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던 승객은 세 번째 전화를 받더니 "먼저 도착한 다른 차를 타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카카오택시 앱에선 손님이 택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데, 1~2분을 못 참아 예약을 깨버린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하루 호출 10명 중 1~2명은 '노쇼'

카카오톡을 통해 택시를 부르는 '카카오택시'가 지난 13일 누적 호출 건수 50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이다. 하루 호출 건수가 최대 60만건에 달하고, 카카오택시에 가입한 택시 기사 회원 수는 19만명을 넘어섰다. 전국 개인·법인 택시 기사 수(28만여 명)의 70%에 이른다. 여기에 T맵택시, 리모택시 등 다른 앱 사용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등 '택시 예약 앱'은 택시를 잡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택시 예약을 하고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예약 부도)도 덩달아 늘고 있다. 대부분 콜택시 앱은 예약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기사가 앱 화면에 뜨는 '신고하기' 버튼을 눌러 승객의 노쇼 여부를 회사 측에 알릴 수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카카오에 집계된 노쇼 신고 건수는 월평균 10만여 건(하루 평균 3300여 건)이다. 같은 기간 하루 호출 건수가 평균 33만건인 점을 감안하면 노쇼 비율은 1% 정도다.

하지만 실제 노쇼 건수는 카카오택시가 집계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게 택시 기사들의 얘기다. 본지가 취재한 서울 시내 택시 기사 15명은 "앱을 통해 호출한 손님 10명 중 평균 1~2명꼴로 예약을 연락도 없이 깬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은 "신고를 해도 기사들에게 실질적 보상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약 부도를 알리는 경우는 훨씬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노쇼가 신고된 건수의 10~20배(예약 부도율 10~20%)에 달할 수 있다고들 했다.

서울 지역에서 한 달 평균 7000건의 호출이 들어오는 나비콜에 가입한 기사 박모(55)씨도 "노쇼를 신고해 봐야 아무런 보상이 없으니 신고할 시간에 다시 새로운 손님을 찾는 게 낫다"며 "1000~2000원 정도만 위약금으로 받아도 손님과 기사가 서로 불신하는 악순환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나비콜 관계자는 "탑승하지 않은 승객에게 별도로 요금을 청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신고를 받으면 대신 연락해서 주의해달라고 요청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위약금 받는 카카오블랙은 노쇼 '0'

현재 서울 시내에서 100대가 시범 운영되고 있는 고급 택시 '카카오블랙'은 기본요금이 8000원이고 스마트폰 지불 앱인 '카카오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블랙을 호출하려면 요금을 자동 이체할 수 있는 신용카드 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손님이 예약하고 5분이 지나서 취소하거나 연락 없이 노쇼하면 기본요금인 8000원은 자동으로 승객의 카드에서 빠져나간다. 카카오택시 관계자는 "위약금 때문인지 카카오블랙에서 노쇼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현재 68개국 370개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예약 앱인 '우버(UBER)'도 예약을 해놓고 5분이 지나고 취소하거나 노쇼할 경우 미국 뉴욕에서는 10달러(약 1만1700원), 캐나다 토론토에선 10캐나다달러(약 8400원), 독일 뮌헨에서는 10유로(약 1만2800원)를 위약금으로 물리고 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12&D=23&ID=2015122300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