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2.23선진국정책사례

선진국의 예약부도에 대한 강력한 취소 수수료 정책 사례

美·獨·日에선 철도 노쇼 '위약금 폭탄' 선진국선 환불·교환 모두 안돼


조선일보 발행일 : 2016.02.23 / 사회 A10 면 

한국에서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열차표 무더기 노쇼'는 미국·일본·독일 같은 선진국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위약금 폭탄'이라고 불릴 정도로 노쇼 고객에 대해 강력한 벌칙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 노선을 운영하는 미국 철도여객공사(Amtrak·암트랙)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3~15년) 미국 전역에서 암트랙 열차표를 예약한 9587만여명 중 '노쇼 고객'은 3%(287만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암트랙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노쇼 벌칙을 더 강화했다. 출발 24시간 전까지 예약 취소 처리를 하지 않은 채 열차를 탑승하지 않을 경우 환불이나 교환을 일절 해주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전까진 '노쇼'를 하더라도 요금의 90%를 환불받거나 다른 시간대 표로 교환할 수 있었다.

암트랙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다른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노쇼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일본 도쿄(東京)와 도호쿠(東北) 지방의 철도를 운영하는 'JR동일본'은 고속철도인 '신칸센' 고객이 승차권을 예매해놓고 탑승하지 않은 경우 해당 승차권을 무효로 하고 있다. 환불·교환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출발 하루 전부터는 취소에 따른 위약금으로 2000~3000엔(2만2000~3만3000원) 정도를 받고 있다. 동일본철도 등 일본 철도 회사들은 노쇼 비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일본철도 관계자는 "이용객이 평소보다 3~4배 많은 일본 최대 명절 '오봉(御盆)' 기간(8월 15일 전후)에도 예약 부도율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했다.

유럽 최대의 철도 사업자인 독일철도(DB)도 출발 당일에 열차표를 취소하면 17.50유로(약 2만4000원)를 위약금으로 물린다. 또 열차표 구매 시 요금 할인을 받은 승차권은 노쇼를 하면 교환이나 환불을 할 수 없다.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이용상 교수는 "이용자의 선의(善意)에만 기댈 게 아니라 선진국처럼 강력한 취소 수수료 정책을 펴야 노쇼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6&M=02&D=23&ID=2016022300104